일년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고루 지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기후를 24등분한 표준적인 절기(節氣)를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다. 특히 각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은 각기 양력으로 2월, 5월, 8월, 11월에 해당하는데, 최근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과거만큼 계절의 변화와 절기의 일치율은 떨어진다고 하나 그래도 입추를 기점으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24절기의 기준에서 10월은 완연한 가을의 기운이 주를 이루면서 차차 겨울을 대비하는 시기이다. 다시 말하면 가을철 환절기의 정점에 이르는 10월은 사람이나 돼지 모두 다양한 질병의 감수성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진단 실험실에서도 가장 바쁜 시기는 9월부터 12월 사이로 특히 호흡기 질병 병원체의 의뢰건이 상당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호에서는 가을철 환절기의 정점에서 농장에서 발생하는 세균성 호흡기 질병의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질병에 따른 농장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가을철 기후 특징과 양돈 호흡기 질병과의 연관성 매년 가을이 오면 강수량이 줄어 맑고 청명한
1. 시작하며 환절기가 되면 양돈장에 호흡기가 걱정된다고 하는 많은 사람은 어쩌면 그런 편견에 사로잡힌 것은 아닐까?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환절기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농장이 호흡기 질병을 심하게 앓는다거나 또는 환절기가 아닐 때 비교적 호흡기 질병이 안정되었다거나 하는 경우는 아닌 것 같아서 우리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질병의 감염은 숙주, 매개체, 원인균 등 세 가지가 있어야 전파가 가능하다. 물론 환절기는 계절이 바뀜에 따라 숙주의 면역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으므로 비교적 질병에 취약해지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환절기=호흡기’라는 잘못된 상식으로 무작정 항생제를 먹이거나 모든 문제를 환절기 탓으로 돌리는 오류를 피하고자 함이다. 관리가 잘 되는 농장은 환기 상태를 늘 최적으로 관리하여 호흡기 질병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본고에서는 세균성 질병에 관한 내용을 집필하고자 의뢰받은바, 세균성 질병의 특징을 잠시 살펴보자면 ①주로 PRRS, 써코바이러스 등의 감염과 더불어 2차 감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②적절한 항생제 투약으로 콘트롤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③한 번 감염이